COREA의 탄생과 어원에 대하여

카테고리 없음|2021. 11. 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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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은 선진국에 포함되었다. 전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여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였고 원래 한국은 뛰어난 민족이었기때문에 다시 찾은 것일 뿐이다.  KOREA라는 이름이 쓰이기 전에는 COREA로 사용되었다. 이제부터 과거로 잠시 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대한민국 고대지도
대한민국 고대지도

 

16세기 대항해 시대는 우리나라의 로마자 국호가 '난립'한 시대였다. 표기한 사람이 유럽의 어느 나라 사람이었냐에 따라 달랐고, 일본과 중국 두 나라 중 어느 나라의 영향을 받았느냐에 따라 달랐다. 조선을 직접 접한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우리말 발음과 좀 더 가깝게 표기했다. Core, Corea, Coria, Caoli, Corai 등 수많은 표기법이 등장했다. 그러나 끝까지 살아남은 것은 Corea였다. Corea16세기 후반에 처음 등장한 후 17~18세기에 다른 표기들과 경쟁을 벌이다가 19세기에 독주하게 된다. Corea는 어떻게 탄생했고, 서양에서 우리나라 로마자 표기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Corea의 탄생과 어원

 

16세기 말에 Corea가 처음 등장한 이래, 서양인들은 300여년 동안 우리나라 로마자 표기로 Corea를 줄곧 사용해왔다. 게다가 Corea는 현재의 우리나라 로마자 국호 Korea의 모태가 되는 표기이다. 지금부터 Corea의 초창기 모습과 그 어원에 대해 살펴보자.

 

Corea의 탄생

우리나라의 국호가 로마자 Corea로 표기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기록상으로는 1571년이 최초이다. 포르투갈의 조선 선교 책임자 빌렐라가 예수회의 보르하(Francisco Borja) 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Corea라고 불리는 다른 왕국" 이라고 했다.

 

Corea라는 로마자 표기가 1571년 빌렐라의 편지에서 처음 사용된 지 20년 가까이 흐른 후에 Corea로 표기한 지도가 등장했다. 1590년경에 출판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탈디 - 작자 불명의 세계지도이다. 이 지도는 1555년에 출간된 요데의 세계지도를 보완하여 완성한 것이다.

corea 표기
가스탈디 작자 불명의  1590 년경 지도,  우리나라를 장화 모양의 반도로 그리고 최초로  Corea 라고 표기했다.

 

이 지도에서 우리나라의 북쪽은 중국 대륙과 경계 없이 붙어 있는데, Quinsai라고 쓰여 있다. 그 남쪽으로 장화처럼 뻗어나간 반도가 너무 작아서 'Corea' 라는 이름이 오른쪽 동해상에 표기되어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 이유로 위쪽 바다에 Iapan이라 표기되어 있다.

 

우리나라를 Corea라고 표기한 또 하나의 지도는 159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아시아 지도이다. 이 지도에서 우리나라의 북쪽 끝은 가느다란 목처럼 중국에 붙어 있고, 그 남쪽은 기다란 고구마 모양의 반도로 그려져 있다. 반도 중간에 Corea라고 쓰여 있다. 북쪽에는 작은 글자로 Tiauxen, 남쪽 끝에는 Cory라고 병기되어 있다. 여기에서 Tiauxen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朝鮮의 일본식 발음에 따른 표기이다.

 

반도의 남쪽에 쓰인 Cory도 고려를 지칭하는 '꼬리'를 표음한 것이다. 이 표음은 Core와도 가깝고 또 1514년 엠폴리의 Gori와도 통하는 바가 있는 표기이다. 반도 중간에 큰 글자로 Corea라 기록했으니, 그 북쪽과 남쪽에 써넣은 TiauxenCory는 보통의 상식으로는 지역 이름이어야 하지만, 이 세 이름들은 모두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표기이다. 어째서 세 이름을 모두 작은 반도 안에 넣었을까? 당시 누구도 상륙해보지 못한 미지의 땅에 대한 지식을 일본이나 중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터득했기 때문에 확실성이 없었고, 그래서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대로 모든 이름들을 다 써넣었다는 생각이 든다.

 

corea 표기
작자 미상의 1590년대 아시아 지도. 우리나라를 Corea로 표기하고, 북쪽에는 Tiauxen, 남쪽에는 Cory라고 병기했다.

아르놀뒤스 랑그렌의 1594년경 세계지도. 우리나라를 맨 오른쪽 끝에 기다란 오이 모양의 반도로 그리고 동쪽 해상에 TiauxemCorea라고 표기했다.

 

한편 벨기에의 지도학자 오르텔리우스는 1570년 세계 지도책 지구의 무대를 만들었는데, 이 책의 1595년 증보판에 일본에서 선교하던 포르투갈 신부 타이자이라가 1592년경에 제작한 일본 지도가 들어 있다. 이 지도는 북쪽의 중국 대륙을 그리지 않은 채, 우리나라를 오이 모양의 섬으로 그렸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COREA INSVLA(꼬레아 섬)로 표기하고 북쪽에 Tauxem, 남쪽에 Corij라는 표기를 덧붙였다. 이 지도에서도 야코뷔스 랑그렌의 지도에서와 같이 두 이름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야코뷔스의 TiauxenCory와 달리, 여기에서는 TauxemCoriij로 표기되어 있다. Tauxem의 경우 먼저의 지도에서 옮겨 쓰는 과정에 실수로 i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 n이나 m은 라틴 언어 계통에서 한글 ''으로 발음되므로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Corij도 바로 앞의 Cory와는 다르게 쓰였지만 표기의 차이일 뿐 같은 고유명사이고 발음도 차이가 없다.

 

조선에 온 군인들
조선에 온 군인들

출간 연도가 불확실한 지도가 또 하나 있다. 1594년경 야코뷔스 랑그렌의 아들 아르놀뒤스 랑그렌이 그린 세계지도에 우리나라가 기다란 오이 모양의 반도로 그려져 있는데, 동쪽 해상에 TiauxemCorea로 병기되어 있다. , 조선과 고려라는 두 이름만 나온 것이다. 여기에서도 조선은 앞에서 본 Tiauxen과 달리 철자 nm으로 바뀌었다. TiauxemTiauxen은 똑같이 발음될 수 있으므로 다르게 썼거나 옮겨 쓰는 과정에서 바뀌었을 수도 있다.

 

1594(조선 선조 27) 네덜란드의 천문학가 그린 세계지도에서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동물의 긴 꼬리 모양 또는 길쭉한 오이 모양의 반도로 그리고, 그 속에 COREA라고 대문자로 표기했다. 대륙과 붙은 북쪽 끝은 사람의 목처럼 아주가늘어져 겨우 매달려 있는 것 같다. 또 반도 속의 북쪽에 작은 글자로 Tiauxem, 남쪽에 Corea라고 썼다. 여기서 COREA의 주 표기 외에 Tiauxem이 병기된 것은 이해되나 Corea가 또다시 표기된 이유는 불분명하다. 작은 글자로 쓴 Corea는 마치 지방이나 도시를 뜻하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런 지명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전도 고대지도
플란키우스의 1594년 세계지도. 동물의 긴 꼬리 모양의 반도 속에 COREA라고 표기했다.

 

이 플란키우스의 지도는 앞서 언급한 네 편의 지도들의 출판 연도를 정확히 밝혀내기까지는 반도에 Corea 라고 표기한 최초의 지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지적해두어야 할 점은, 오르텔리우스의 지구의 무대가 재출간된 연도는 1595년이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타이자이라가 섬으로 그린 지도는 1592년의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견해대로라면이 이 지도가 Corea 라고 표기한 최초의 지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지도는 우리나라를 섬으로 그리고 섬이라고 표기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오류가 있다. 하지만 섬으로 그리고 Corea라고 표기한 맨 처음 지도가 될 수는 있다.

 

Corea의 어원

 

그렇다면 16세기 후반에 최초로 등장한 Corea라는 표기는 어떤 경로로 출현한 것일까? Corea의 어원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우선 Corea의 모태로 Core를 살펴보아야 한다.

 

라틴어에서는 고유명사에 접미사 a 또는 ia가 붙으면 그 땅(land), 나라(nation) 또는 지역 (region)을 의미한다. 또 나라는 여성형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남성 이름 George에 여성성을 부여하려면 이름 끝에 a 또는 ia를 붙여 Georgia로 만들면 된다. 따라서 고려라고 알려진 지역이 하나의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자 기존의 Corea를 붙여 Corea(고려 땅, 고려 지역 또는 고려국)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통일 제국 진나라의 의 발음에 따라 Chin을 도출한 뒤 여기에 a를 붙여 중국을 China로 만든 것과 같은 원리이다. 몽골은 Mongol에서 Mongolia, 아르헨티나는 Argentin에서 Argentina, 콜롬비아는 Colomb에서 Colombia가 만들어진 이치와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Core는 언제 처음 출현했을까? 앞서 두라도가 1568, 1571, 1573년에 각각 그린 세 장의 지도를 살펴본 바가 있다. 이 지도들에서는 우리나라를 Conrai 또는 Comrai로 표기했다. 그러나 저자가 아직 언급하지 않은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라크(D. F. Lach)에 따르면, 두라도는 1571년에 우리가 본 것 말고 또 다른 지도를 제작했다고 하는데, 저자가 직접 확인해볼 수는 없었지만 이 지도에서는 우리나라를 Core라고 표기했다고 한다. 저자가 본 것 가운데 우리나라를 Core라고 표기한 최초의 지도는 네덜란드 출신 드브리(Theodor de Bry)1599년 해도(Descriptio Hydrographica)였다. 이 지도에서 우리나라는 완전한 섬으로 그려졌고, 그 안에 Core Insula(꼬레 섬)로 표기되었다.

 

그 후 문헌에서도 Core가 등장했다. 16세기 후반 로드리게스가 일본교회사에서 우리나라를 Core라고 표기한 바 있다. 1596년 네덜란드어로 출간된 린스호턴의 동양 수로기에도 Core가 나온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의 <일본 교회사 집필이 정확히 언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Core를 사용한 최초의 사람은 1583년 인도에 도착해서 아시아에 5년 동안 근무했던 네덜란드의 린스호턴일까, 아니면 1577년부터에는 우리나라가 Core로 표기되었던 것이 1599년 라틴어 판에서는 Corea로 바뀌어 있다. 이들은 Core를 하나의 나라로 인식하고 Core에 접미사 a를 붙이기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 거꾸로 말해, 이 무렵부터 우리나라는 하나의 나라로 인식되기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앞서 살펴본 'Core Corea' 의 변모 과정과 다른 방식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1580년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병합한 이래, 포르투갈의 위세는 줄어들고 스페인어가 강세를 보였다. 기록상으로 볼 때 스페인 사람이 우리나라를 Corea로 처음 표기한 것은 1601년의 일이다. 스페인의 예수회 수사 구스만은 1601년 선교사들의 편지를 편집해서 선교사들의 역사를 집필했는데, 이 책에서 그는 우리나라를 Corea로 표기했다. -그런데 여기에서의 Corea'Core- Corea' 와 다른 맥락의 Corea일 수도 있다. 스페인 사람이었던 구스만은 포르투갈 사람들이 일본어 발음을 따라 표기한 CoreyCorei에서 이중 모음 ei 가운데 i를 빼고 난 후 접미사 a를 붙여서 Corea로 썼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중국어 발음에 따라 표기한 Caoli는 어떨까? Caoli는 위에서 살펴본 Corii, Cory를 거쳐 Coria로 변모하는 과정을 거쳤을 뿐 Corea와는 관련이 없다.

 

마무리

지금까지 Corea의 어원에 관해 추론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CoreCorea로 변모했을 가능성이 가장 커보인다. 로드리게스의 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Core는 중국말이나 일본말에 따라서 생긴 것이 아니라 고려나 조선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유럽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나왔으리라는 심증이 앞선다. 하지만 여전히 Corea의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Corea의 모체인 Core도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떤 경로로 나왔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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